상수역 카페.미어캣프랜즈
외국에서 친구가 딸과 함께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했어요. 한국보다 외국에 더 알려진 카페가 있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정말 후끈 달아오르는 시간이었어요. 요즘 날씨 선선한 바람도 불고 완연한 가을인데 이 곳 미어캣 프렌즈 실내는 찜통 찜통 그런 찜통이 없습니다. 동물들이 탈출할까 봐서 창문은 아예 열지 못하고요 에어컨도 동물들 때문에 시원하게 틀지 못한다고 하네요. 적분에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시간이 지나니까 동물들 냄새랑 더위가 섞여 금방 죽겠더군요. 하지만 평소에 볼 수 없는 동물을 보는 일은 신기하니까요
제일 먼저 반겨준 놈은 내 사랑 고양이입니다. 이 놈들은 암튼 길고양이 카페고양이를 막론하고 종을 막론하고 예쁘지 않은 아이들이 없으니까요. 이 시끄러운 북새통에 저렇게 예쁜 자세로 수면 중인가 봅니다. 제가 조용히 다가가 야옹아.. 하고 부르니까 귀를 쫑긋합니다. 번쩍 들어서 집으로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요. 이렇게 고양이 도둑이 되기 십상인 인물이 저랍니다.
드디어 등장하셨네요 진짜 주머니 뒤지는 도둑 미어캣입니다. 어찌나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은지 그 놈들 움직임을 따라 눈운동을 하면 어질어질해집니다. 신기한 소리도 내는데 자세히 듣지는 못했습니다. 미어캣에게 가까이 가려면 팬스가 쳐져있는 안쪽으로 들어가서 10분가량 머물 수 있습니다. 그나마 대기자가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땀이 뻘뻘 나는데 담요로 하반신을 꽁꽁 싸매라고 해서 안 들어갔습니다.
미어캣을 보다가 냥이가 또 궁금해져서 다시 냥이에게로. 얘네들 부러운 점이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잘 잔다는 거예요 냥이들은 정말 잠이 많은 동물입니다. 하루에 18시간씩 자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니까 타고난 잠보예요. 우리 집 고양이 집사(고양이 이름)도 틈만 나면 잠을 자니까요. 엎드린 자세도 귀엽지만 가지런히 모은 저 손!! 솜방망이! 에 제가 미칩니다.
허허... 조금 무서운 동물도 있습니다. 오동통한 몸과 뒤뚱거리는 걸음걸이가 어떻게 보면 귀여운데 가까이 다가오면 또 조금 겁나고.. 크크.. 그래도 귀엽다고 이뻐하시는 분들이 많들라고요.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몸집이 커서 놀랐어요. 사실 이 카페가 동물들이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입니다. 그 점이 조금 아쉬워요. 조금 더 넓은 공간이면 아이들도 답답함이 덜할 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 과연 여러 종류의 동물을 비좁은 공간에서 같이 키우는 것이 맞는 건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는 않더군요 좀 더 확실한 법규정이 생기거나 사람과 동물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었어요.
여전히 미친 듯이 돌아다니고 있는 미어캣들. 손님의 대부분은 영어로 소통하는 분들이었는데 특히 자국에서는 이런 곳이 없어서 그런지 무척 신기해하는 것 같더라고요. 얼마 전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라는 방송에서도 출연하신 외국인 분이 좋아하셨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카페 후기를 읽어보니 방문 후 다양한 생각을 하신 분들이 많더군요. 나쁜 후기라기보다는 동물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들이었어요. 저도 같은 마음으로 동물들을 바라보고 왔습니다.
보이시나요? 미어캣이 앉아있는 여자분의 주머니를 심각하게 뒤지는 모습이요. 저도 털릴 뻔했습니다. 하하. 얘네들 손버릇이 아주 나빠요. 그런데 너무 대놓고 뻔뻔하게 뒤지니까 귀여워요.
이렇게 귀엽게 서있으니까 사람들이 좋아할 수 박에요.
마지막으로 내 영원한 사랑 고양이들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얘네들은 다른 동물들과의 동거가 힘들지는 않을까요? 그게 조금 걱정이 됩니다. 외국에서 온 친구의 딸이 아니었다면 굳이 가지 않았을 테지만 한 번쯤의 경험은 나쁘지 않네요. 동물과 살람의 행복한 동행을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