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구원
내 필사 노트가 빽빽하게 채워질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정확하게 의 32페이지부터였다. 작가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하나도 놓치지 않는, 어딘가 모르게 꼼꼼하고 예민한 듯한 문장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지만 이번엔 전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위태로움이 있었다. 그 아슬아슬함은 아마도 중요한 어떤 것을 상실하고 난 뒤 슬픔에서 자신을 건져올리기 위해 출발한 여행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2년을 간격으로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그녀를 따라다녀도 좋겠구나 생각했지만 얼마 안 가 우울이 밀려왔다. 유년의 기억이 리스본에 있는 작가. 유년의 기억이 격변하는 한국 그것도 서울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나. 시작부터 완전히 다른 출발이다. 한국의 유명한 작가로 성장한 한 사람이 부..
책
2019. 8. 25.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