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도 내겐 영원히 아갱이
우리 집사가 황송하게도 자신을 케어해 줄 집사로 나를 지목한지 일 년이 조금 넘었다. 나는 그동안 집사의 집사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고양이를 잘 알고 했다기보다는 주워들은 지식과 블로그를 통한 정보들로 그때그때 땜질을 하며 위기를 넘겼다. 집사는 그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 한차례의 단식투쟁을 감행했고 컨디션에 따라 사료를 토하거나 때때로 눈꼽이 끼고 설사를 했다. 아. 중성화 수술을 마치고 겨우 일어나서 사료가 담긴 그릇 쪽으로 비틀비틀 걸어가는 고양이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인간이 동물에게 해줄 수 있는 역할의 한계를 느끼고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누가 뭐래도 나는 오버를 떠는 인간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픈 것을 표시 내지 않는 고양이의 습성을 아는 집사로서는 여간 마음이 아픈 게 아니다. 예민한 동..
고냥이 집사 일상
2019. 9. 18. 15:43